한예종생활협동조합, 사상누각으로 남을 것인가-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의 백석, 금홍기자의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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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우리 학교 협동조합 ‘호박벌 연합’은 사업을 정리하고 해산했다. 2013년 6월 창립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호박벌 연합은 학내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설립 추진이 학교와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자 학생 단위에서 만든 소비자 협동조합이다. 위 단체는 학생, 교수, 교직원들로부터 조합원 신청을 받고 출자금을 모금하여 학내자치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나 운영에 차질이 생겼고, 장기적 목표였던 생협 설립도 흐지부지되었다. 총학생회는 모금했던 출자금을 조합원들에게 환불했다.

대학 생활협동조합은 대학 구성원(학생, 교수, 교직원 등)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 생활과 쾌활한 면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비영리 단체다. 생협의 이점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학생들이 직접 학내 정책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자금을 지불하고 조합원이 되면, 이용자이면서 정책을 결정하는 운영자의 자격을 얻는다. 식당 메뉴, 물품 구비, 시설 설치 등에 있어 학생의 의견을 직접 반영할 수 있다. 둘째, 사업 시설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잉여금)은 도로 학교사업에 재투자된다. 장학금, 문화 활동, 복지 사업 등 여러 학내 사업에 지원이 가능하다. 셋째, 저렴한 소비활동이 이루어진다. 생협은 영리사업체가 아닌 비영리 단체이며, 타 대학 생협과 공동구매로 물품을 사들이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사업을 운영한다. 매점, 식당, 카페 등에서 학생들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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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은 단순히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에서 생활하고 공부해야 하는 우리의 삶에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생협을 통해 우리는 직접 우리가 원하는 학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지금의 학생회관 건물이 일부 학생들의 작은 행동이 이뤄낸 큰 변화인 것처럼 모든 시작은 미미하지만 학생들의 노력과 꾸준한 관심, 학교 측과의 원만한 협의와 학생회의 의지가 밑받침 된다면 생협 문제 역시 실현 가능한 쪽으로 변화할 것이다. 앞으로 구성될 제20대 총학생회의 귀추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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