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칼럼 _ 커버

[칼럼]교육기관으로서 대학생협의 가치

이번 칼럼은 학교내 협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으로 학교협동조합 뉴스레터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갓 입학한 스무 살의 나는 정해진 공부에 집중하고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학교의 규율을 따르는 것에 익숙했다. 그랬던 나에게 대학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우리는 대학 내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대학의 운영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정책과 활동을 결정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대학이 좋았고, 학생회 활동을 시작했다.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과 함께 대학 내의 구조적인 문제들과 더불어 구성원들의 생활의 문제와 후생복지에 대한 대학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대학생활협동조합을 만났다.
운이 좋게도 내가 입학한 대학에는 생활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대학 내 구성원들이 생활 문제를 협동이라는 가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협의 취지는 교육기관인 대학 내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이를 통해 나를 포함한 학생들의 생활이 의미 있게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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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학은 부실한 재정 구조를 이유로 대학의 복지시설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학생들보다는 학교 당국의 이해에 따라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되면서 점차 학생들의 관심도 사라져가고 있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상업화 되면서 으리으리한 대학 내에 유명 프렌차이즈가 입점해있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우리 학교에 내가 평소에 즐겨 이용하는 브랜드가 입점해있다는 것이 어쩌면 좋아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외부업체의 입점은 투자자의 이윤을 목적으로 함과 동시에, 학교에 임대료를 납부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기에 캠퍼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많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재정의 부실함을 극복하기 위해 점차 학교에 있는 복지시설들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학과 그걸 조장하는 교육부로 인해 계속적으로 학생들의 생활은 힘들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업체의 운영에 학내 구성원들은 어떠한 것도 결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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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생각하는 대학 내 생활협동조합의 가장 큰 의미는 구성원들이 직접 교내 시설의 운영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협을 통해 우리는 학생, 교수, 직원이 각자가 출자를 통하여 대학 내 시설들을 그들의 필요에 맞게 운영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잉여금액 또한 그들의 필요에 맞는 방식으로 환원한다.
이런 대학생협의 운영 원리는 외부업체가 입점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환원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용한 만큼의 금액을 환원하는 이용고 배당(포인트제도) 뿐만 아니라 교내 시설 운영에 재투자 되어 가격의 인하를 통한 후생복지 증진에도 기여한다. 더하여 시설을 이용한 복지 사업(시험기간 스터디존 개방, 빨래방·휘트니스 센터 운영 등)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교내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식의 후생복지서비스(장학금 제도 신설, 가정의 날 특판 행사, 짐캐리 등)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직접적인 운영에의 참여와 결정의 경험은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며 이러한 경험은 사회예비생에게는 미리 사회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이상으로 교육적으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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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대학 내의 외부 업체가 입점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어려움들은 실제로 교육기관의 운영 주체인 구성원들의 협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학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사업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생활 부담을 줄이고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하여 교내 구성원들의 후생복지와 운영주체로서의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현재 전국의 149,746명의 구성원들이 대학생협을 통해 대학 내 협동을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협의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제는 대학이라는 곳에서 상업적인 가치를 떠나 대학생협 운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그 잠재력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학교에 대한 애정은 그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단순히 제공하는 것이 아닌, 그들을 대학 운영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이사장 김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