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학생협의 브랜드화의 필요성

최근 연합회는 ‘대학생협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브랜드화는 대학생협이 외부 업체와 구별되는 대학 내 생활협동조합이라는 브랜드 가치 즉,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고민으로 시작했습니다. 대학생협 브랜드화는 단순히 사업적인 측면에의 외면의 통일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대학 내에서 생협을 운영하면서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기반으로 실제 생협 운영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연합회에서 추진하는 ‘대학생협 브랜드화’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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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협의 가장 큰 위기는 우리의 가치를 공감하고 함께하는 학내 구성원이 적다는 것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지표로는 조합원 가입률이 저조한 것이며, 사업 운영에 있어서는 매장의 이용자가 줄어드는 것도 바로 이러한 원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차 학내 구성원들은 “대학생협이 왜 필요해?”, “그래서 외부 업체랑 대학생협이 다른 점이 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대다수는 대학생협이 구성원의 협동을 바탕으로 하는 별도의 법인이 아니라,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학교의 부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 많은 분이 홍보 부족을 이야기하시겠지만, 저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생협이 다른 업체들과 구별되는 대학생협만의 정체성을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는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데, 왜 다들 관심이 없는 거야!”라고 하기 전에 대학생협이 그들에게 정체성을 드러내는 매장 운영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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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협의 대학 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학내 구성원들이 직접 대학 운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생협을 통해 교내 구성원들은 대학 내 복지 시설을 필요에 맞게 직접 운영하고, 발생한 잉여금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맞게 사용되게 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맞게 학내 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대학생협의 핵심 가치이자 운영원리입니다. ‘필요를 반영한다’라는 말은 단순히 서비스를 받는 학내 구성원을 고객으로 인지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위해 노력한다’라는 의미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학생협의 모습이 아닙니다. 대학생협은 구성원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여 그들의 필요를 실현합니다. 대학생협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단순한 객체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운영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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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협이 일방적으로 교내 구성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만 할 것이라면, 굳이 생활협동조합의 형태를 이용해야 할까요? 왜 대학 내에 생활협동조합이어야 하는지.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이 물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실체화하여 각 매장이나 전반적인 생협의 운영에 드러나게 해야 합니다.

브랜드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연합회 사무국 내부에서는 TF팀을 꾸려 운영 중이며 학생위원회에서는 브랜드화 학생프로젝트팀을 구성하였습니다. 사업위원회에서는 연합회 사무국, 학생 활동가, 그리고 브랜드화에 관심이 있는 실무자, 모두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분과 확대 회의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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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화 논의를 통해 대학생협이 어떤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결과가 도출되면 지금 대학생협이 가지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대학생협의 브랜드화 추진은 연합회 사무국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대학생협의 정체성을 논의하고 실체화하는 브랜드화에 회원조합이 제3자가 아닌 참여자로, 대학생협연합회라는 이름으로 함께 연대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