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다운 대학생협을 만들기 위해 / 실무자연수 참가 후기
어느덧 생협에 입사한 지 8년 차가 되었다.
여러 실무자 분들과 여러 현장에서 많은 업무를 배우고 알아가고 현장의 업무 경험과 사무국에서의 다양하고 귀중한 경험과 업무를 토대로 이제야 조금은 생협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한날 업무 메일로 날아온 대학생협연합회 공문 메일 “실무자 여름 연수 신청 안내”라는 메일을 본 후 같이 일하고 계신 카페 실무자 선생님과 서점 실무자 선생님과 같이 신청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 해외 생협 실무자 분들과 연수를 했던 기분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 동안 살며시 웃음이 사르르 흘러나왔다.
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생협 실무자 여름 연수는 숭실대 통일리더십 연수원에서 열렸다.
우리의 출발지는 부산이어서 연수장소가 생각보다 멀리 있기에 아침 일찍 실무자 선생님들과 만나 바리바리 서둘러 부산에서 출발하였다.
가는 내내 운전해주시는 선생님과 나와 다른 실무자 선생님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즐겁고 유쾌하게 이동을 하였다. 날씨도 좋았고, 이동 내내 잠시 창문을 열면 풀냄새, 나무 냄새, 초록의 녹음이 여행을 하는 것처럼 설레게 하며 우리를 반기었다.
교육의 시작은 연합회 교육위원회의 연수 기획의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였다.
생협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실무자들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과, 교육뿐만 아니라 교류로서, 즐겁게 동참을 당부하는 이야기였다.
교육이란 게 재미있게 즐기기는 힘들 텐데란 의문과 함께 연합회 이사장인 김진아 이사장의 발제로 대학생협은 왜 필요할까라는 첫 번째 강의가 시작되었다.
대학의 배경과 생협이 시작된 이유 속에서 학생, 교원, 직원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생협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설명은 그간 원론적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생협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해 준 주제였다.
그리고 학생, 직원, 교수 단위가 서로를 위해 공생하고 도와야 한다는 점은 평소 내가 생각하고 있던 생협의 기본원리와 참여 기반, 그리고 실천 및 실현을 위한 내용이었기에 보다 관심 있게 들을 수 있었다.
학생 활동가의 발제에서는 지금 일하고 있는 우리 조합의 운영 목표, 협동과정에 대해 학생, 현장, 실무 그리고 행정에서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협의와 조정 과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의 강의는 갈등관리와 마음열기였다.
업무에 있어서 이용자와, 같은 동료 간에도 다양한 갈등이 생기고, 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기에 좀 더 흥미 있게 강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심리상태와 갈등의 원인에 대한 설명 속에서 나 스스로 먼저 바뀌고 움직이며 마음을 열어야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고, 알 수 있고, 치유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난 후 상대방과 나를 이렇게도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겠구나 라는 모티브로 이루어진 실습을 하게 되었다.
정말 간단한 도구와 방법으로도 서로 웃고, 즐겁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너무 신기하였고 서로의 마음을 알기 위해 대화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마음열기 과정을 통해 마치 6~7살 아이들처럼 서로 웃고 즐기고 있는 우리 생협 식구 분들이 모습이 참 인상적이고 이뻐 보였다.
현장에서 구성원들 간의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들로 생협 조직 내의 협동, 단결, 치유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실습과정 하나하나가 마음에 새겨졌다.
나의 업무영역에서의 문제 도출과 협동조합다운 사업 만들기 프로그램은 조별로 진행되었다.
처음엔 서로 잘 모르고 어색했던 시작이었지만, 서로의 업무를 알아가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감정적으로 조금은 더 각각의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도, 서로에게도 각 분야의 실무자분들이 서로 모여 도란도란 현장에서의 이야기와 개선점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서로 묻고 이야기하고 받아주고 걱정해주는 마치 가족들에게 턱 하니 나 이랬어요 라는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각 토론 주제를 통하여 많은 부분에서 배웠고 알아갈 수 있었다. 토론은 유익하였다.
토론의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별로 나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축약하고, 고민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협동조합 다움이란 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깊어졌다.
다른 조들 또한 같은 고민 속에서 토론이 진행되었기에, 발표 내용은 다르지만 대학생협이 잘 되었으면 하는 내용에서는 모두들 공유하고 공감을 하게 되었다.
분명히 공통의 주제였는데 각기 다른 의견과 해석을 통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함께 노력하면 같이 발전할 수 있겠구나'라는 사실에 감탄하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대학생 생활실태조사는 우리가 항상 접하고 있는 학생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는 점과 '이렇게들 생활할 것이다'라는 예상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만 이런 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협동조합에 대한 시험을 보는 것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소양이라 하여 편안하게 문제지를 받아 든 순가, 모르는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1박 2일 과정의 교육 속에서 하나하나 답을 찾아내며 '아, 내가 이렇게 몰랐나'라는 부끄럽고 안일했던 생각과, 협동조합에 대해 좀 더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연수 속에서 실무자들 역시 대학생협의 조합원이고 일원이고 구성원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실무자들은 단순히 실무를 하는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협의 가치 확대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보호하고, 최일선에서 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이 생협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알리고 움직이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기에 각 실무자들에게 많은 이해와 배려 그리고 안정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활동하는 것들이 곧 생협이다 라는 인식이 바탕이 되면 모든 실무자와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대학생협의 가치와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연수를 통해 모여 서로에 대해 이야기와 공감, 유대를 형상한 우리들은 누군가는 내려가고, 누군가는 올라가며 헤어지게 되었다.
즐거웠던 추억을 쌓고 흩어져 가는 모습들이 참 정겨웠고 못내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조금 더 일정이 길었으면 하는 자그마한 바람도 있었다. 그래야 조금 더 서로에 대해 알 수 있었으니까..
아무튼 이 후기를 빌어 고생한 대학생협연합회 교육위원회와 사무국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모든 학교 실무자 분들의 잦은 만남이 연대를 든든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즐거웠던 추억을 후기로 남기며 글을 맺어 볼까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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