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협을 알아가는 시간, 2026 대학생 생협학교 진행해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더위는 아직 꺾이지 않았던 지난 8월 24일, 부산 부경대학교에 대학생협을 알고 싶은 학생 23명이 모였습니다. 1990년대에 시작되어 마흔 번 넘게 이어져 온 '대학생 생협학교'의 43차 프로그램으로, 1박 2일 동안 대학생협을 깊이 이해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생협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교육은 협동조합의 기본 이론에서 출발했습니다. 협동조합이 어떤 원칙 위에 세워진 조직인지 짚은 뒤 대학생협은 그중에서도 어떤 자리에 놓이는지, 조합원과 이사회와 사무처가 어떻게 얽혀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지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매일 지나치던 매장 뒤에 어떤 구조가 놓여 있는지를 학생의 눈높이에서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나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학생조직이 왜 필요한지, 학생조합원이 생협의 운영에 어떤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는지로 옮겨갔고, 이어진 8개 대학 학생위원회의 활동 사례에서는 저마다의 고민을 어떻게 풀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여기에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선배 활동가 김진아 님의 발제가 더해졌습니다. 생협이 건강해지려면 결국 학생들이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앞서 살펴본 구조와 사례를 학생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보게 만들며 그 주도성을 각자의 캠퍼스에서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책상에서 익힌 것들은 부경대생협 매장에서 실물로 확인했습니다. 조합원들이 매일 드나드는 공간을 직접 둘러보며 어떤 물건이 어떤 자리에 놓여 있는지, 학생들의 필요가 매장의 구성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앞선 교육에서 조직도로만 보던 것이 눈앞의 진열대와 계산대로 놓이자 이해의 결도 달라졌고, 우리 학교 매장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비교하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좋아 보이는 것은 왜 좋아 보이는지, 가져간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까지 짚다 보니 견학은 구경이 아니라 각자의 학교로 가져갈 질문을 모으는 시간이 됐습니다.


그렇게 모인 질문들이 저마다의 생각으로 자리 잡는 과정은 토론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협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그 참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조합원 참여를 어떻게 끌어낼지, 대학생협다운 사업과 서비스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로 이어졌고, 둘째 날에는 가까운 일본 대학생협의 활동 사례가 더해지며 시야를 한 뼘 더 넓혔습니다. 정해진 답을 확인하는 토론이 아니라 학교마다 다른 사정과 고민을 맞대어보는 대화였던 만큼, 서로의 이야기가 곧 서로의 참고가 됐습니다.


1박 2일이 남긴 것은 대학생협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학교의 학생을 만나 같은 고민을 나누고 그 고민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확인한 일이야말로 이번 생협학교의 가장 큰 수확이었고, 43차까지 이어져 온 힘 또한 결국 그 확인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부산에서 오간 이야기들이 각자의 캠퍼스에서 다음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그 움직임이 보다 건강한 대학생협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