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협연합회 쌀 PB상품 검토를 위한 생산지 탐방 후기
대학생협연합회 쌀 PB상품 검토를 위한 생산지 탐방
연합회 학생활동가네트워크 조예인(경희대생협)
저는 대학생협연합회 학생활동가네트워크에서 브랜드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희대생협 조예인입니다. 브랜드팀에서는 대학생협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학생협연합회에서 쌀 PB상품을 검토하기 위한 생산지 탐방을 진행한다고 해서 브랜드팀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충남 보령까지 당일치기 일정이라고 들었을 때 ‘힘들겠다, 왜 가야 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리 전달받은 자료를 읽으며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확신이 들게 되었습니다. 쌀 PB상품 검토를 위한 생산지 견학을 생협의 조합원이자 활동가로, 그리고 운영자로서 갈 수 있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힘들 것 같아 투정부리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대학생협의 식당은 학생들의 밥먹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곳이자 대학생활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질과 좋은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생산지를 고생해서라도 공부하고 알아보아야 합니다. 바로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문제이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생산지 탐방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고 사진도 열심히 찍고 많이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친들단지, DSC(건조시설)입니다.
11:00 친들단지, DSC(건조시설) 견학 (주산농협 : 보령시 주산면 야룡리 164)
이곳은 농가에서 수매해 도정 전 단계까지 관리하는 곳입니다. 삼광, 친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벼 품종만을 우선으로 매입합니다. 먼저 좋다고 생각한 것은 대학생협과 같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고, 조합원의 의사결정을 통해 조합원과 비조합원과의 수매가격 차등을 준 것입니다. 또한, 품종관리를 철저히 하며 타품종(가공용벼, 비계약재배품종) 의심 시 DNA 검사를 통해서 밝히고, 이에 따른 가격차등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협 식당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좋은 질의 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쌀 PB상품은 ‘친들벼’ 상품으로 제작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다른 이름 있는 벼에 비했을 때도 밥맛이 좋으며, 그에 비해 단가가 저렴하여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주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직접 시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아쉽기는 했으나 샘플로 받은 쌀로 집에서 밥을 지어보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만세보령쌀조합공동사업법인 RPC 시설입니다.
13:20 ~ 14:50
- 만세보령쌀조합공동사업법인 RPC 시설 견학
(만세보령농협 : 보령시 남포면 월전로 383)
- 관련기관(농협(대전유통, 보령농협), 보령시청) 소개
이곳은 쌀을 현미와 백미로 나눠서 판매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드는 곳입니다. 전국 최대 가공 시설 규모이며, 다른 곳에 비해 수도광열비 등의 가공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직접 시설을 탐방하면서 자동화된, 체계적인 도정, 관리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다양한 쌀의 미질 검사 기구를 보면서 잘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설을 견학한 후에는 직접 생산자들과 이야기 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올해는 잇따른 태풍 피해로 쌀의 미질이 좋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미질을 최대한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저온저장을 하지만 저장 기간이 오래될수록 밥맛이 좋지 못하다는 점, 쌀이 깨지지 않고 완전한 형태로 있는 상태가 낮으면 죽밥이 될 수 있으므로 비율을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 등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에 방문하지 못했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내용을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소비자는 무조건 좋은 질을 원하지만 자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농산품의 경우에는 생산자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고충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에 대해 소비자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생협이 취급하는 쌀에 관하여서는 생산자와의 지속적은 소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생협 쌀 PB상품으로 어떤 생산지와 협업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와 같은 관계가 서로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산지 측에서는 계약 재배를 통한 고정적인 수익 발생, 대학생협에서는 쌀의 미질 개선 및 가격의 균일성 확보라는 것. 그리고 생산지와의 소통을 통해 쌀에 문제가 발생할 때 직접 문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즉각적인 해결이나 처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조합원이자 활동가로서 직접 산지에 가서 보고 경험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생협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쌀이나 다른 원재료의 원산지를 생각하지 못한 점이 부끄러웠습니다. 학식의 가격이 저렴하니까 당연히 중국 쌀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이전부터 농협을 통해 쌀을 구매했고 질 좋은 국산 쌀을 사용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역시 대학생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산지 탐방이나 PB상품 제작 등에 있어서 학생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런 과정을 조합원들에게 많이 알릴 수 있는 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학생들이 생협의 운영자로서 내가 마시는 커피의 원두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등 자신이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대학생협에서 취급하는 많은 상품들과 진행 사업들에 있어서도 공정무역과 같은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한 활동을 구체화하거나 비건식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상한다던지 등등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